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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건강상식·건강식품

발효식품의 꽃 김치

by 도경선생 2022. 11. 26.

김치는 넣는 재료와 만드는 방법, 지역, 계절에 따라 맛과 영양이 달라집니다. 조건이 다양하다 보니 김치의 종류만도 300여 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김치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발효 과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푸성귀에 불과하던 채소들이 이처럼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는 것도 모두 발효의 힘 때문이지요. 발효 식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김치의 발효과학과 김치의 탁월한 항균 능력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김치
김치

 

1. 삼투압을 이용한 소금절임

김치의 맛의 비밀에는 과학이 숨어 있다.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는 선행 절차로 '소금절임'을 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삼투압 원리가 적용된다. 배추를 고농도의 용액인 소금물에 담가놓으면 야채 조직 속의 수분이 빠져나와 활성 세포들의 숨이 죽는다. 배추의 숨이 죽으면 이때부터는 농도가 진한 소금이 배추의 조직 세포 내부로 들어가 간이 들고 양념이 된다.

 

김치 재료인 야채들을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고 해서 금세 조직 세포가 죽는 것은 아니다. 일정 시간 살아 숨 쉬는데, 조직이 죽지 않는 한 염분이 야채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소금이 침투되지 않은 야채는 조직이 허물어지지 않아 조미료들이 배어들지 못한다. 야채와 액즙의 맛이 균일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겉절이 생채는 이처럼 세포 조직이 숨 죽지 않은 상태의 김치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염분의 삼투압에 의해 야채 조직 속의 수분이 축출되어 활성 세포들이 숨죽는다. 김치 발효가 자연 발효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심오한 과학성을 지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이 소금절임의 원리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추 소금절임
배추 소금절임

 

2. 김치의 발효 과학

 

배추에 간이 든 후에 각종 미생물이 활동할 채비를 한다. 바로 발효다. 김치는 숙성되는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다량의 젖산균이 자라나 우리 몸에 이로운 식품으로 거듭난다. 이때 야채에 함유된 당류가 젖산균에 의해 젖산과 기타 유기산으로 변하면서 독특한 맛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유산 발효라고 한다. 젖산은 부패 변질을 초래하는 다른 유해균의 발육을 억제하고 김치의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낸다. 김치는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화학 작용으로 비타민과 유기산 등 유익한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김치는 배추와 양념이 버무려진 단순한 음식이 아닌 미생물의 활동에 의해 복합적인 발효 반응이 일어나는 과학적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김치가 익어가는 과정에서 인체에 이로운 젖산균이 늘어나고 병원성 미생물은 거의 사라진다. 또 김치가 익었을 때 김치 속의 비타민 C가 최대로 증가한다. 그 뒤 김치가 시어지면서 해로운 균이 다시 번식하고 영양분도 떨어지게 된다. 김치가 익고 난 뒤 젖산균도 스스로 생산한 유기산에 견디지 못해 사멸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김치 속의 효모곰팡이가 다시 자라기 시작해 김치의 맛이 변한다. 이때 김치에서 군내가 나고 갈색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발효식품의 꽃 김치
발효식품의 꽃 김치

 

3. 김치의 항균 능력

김치가 발효되는 순간에는 주변의 온갖 미생물이 모여든다. 이들 가운데는 인간에게 해로운 잡균도 많은데, 이때 김치 발효를 주도하는 젖산균이 잡균을 물리치면서 김치는 부패가 아닌 발효로 진행된다.  모든 잡균을 물리치고 발효를 완성하는 김치는 항균 능력도 뛰어나다. 식중독의 대표 원인균인 살모넬라균 배지에 잘 숙성된 김치즙을 넣고 그 변화를 살펴본 결과 불과 4시간 만에 살모넬라균이 소멸된 것에서 그 위력을 알 수 있다.  장티푸스균, 이질균, 리스테리아균, 마이크로 코커스 균 같은 식중독 균의 생육도 억제되었다. 이처럼 김치가 항균 능력을 갖는 이유는 유산균 때문이다.

 

김치에는 요구르트에 있는 것과 맞먹는 수의 유산균이 함유되어 있다. 이 유산균은 채소에 묻어 있는 잡균의 생장까지 억제한다. 적당한 숙성기간을 거쳐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니게 된 김치를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C의 80퍼센트 이상을 섭취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김치는 충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침은 점액과 장액으로 구성되어 있다. 점액은 끈적거리는 침이고 따라서 치아 사이의 음식물을 씻어 내지 못하기 때문에 충치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하지만 김치를 먹으면 침샘을 자극해 물 같은 장액을 분비시켜 치아 사이의 음식물을 씻어낸다.  또한 김치는 다량의 섬유질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섬유질이 치아를 청소해 충치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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